2009-03-20
8,000원 | 216쪽 | 210*148mm (A5)
푸르고도 우울한 일곱 편의 단편 모음!
어설픈 논리에는 주먹으로 답하고, 끓어오르는 감정에는 이유를 묻지 않는 불량 청소년들의 이야기… 『핑퐁』과 더불어 2001년 \\\\\\\'우울한 청춘\\\\\\\'이라는 제목으로 실사 영화화된 마츠모토 타이요의 원작 『푸른 청춘』이 드디어 번역.출간된다. 이미 한 차례 해적판으로 출간된 적이 있는 이 작품은 세심한 번역과 고급화된 장정으로 독자에게 소개되는 ‘완전판’이며, 그간 작가주의의 정점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마츠모토 타이요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가감 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곱 편의 단편을 담아낸 소품집이다. 『푸른 청춘』에는 환각제에 취해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고교생들, 고시엔 대회에서 탈락한 울분을 마작으로 풀어내는 녀석들, 타이요의 명작『철콘 근크리트』의 중심 인물 스즈키-키무라 콤비의 결성 비하인드 스토리 등이 담겨 있어 ‘마츠모토 타이요 월드’로의 입장을 위한 가장 푸르고도 우울한 티켓이라 할 수 있다.

‘상승’의 히어로 vs ‘타락’의 다크 히어로
『핑퐁』에서 페코가 보여준 ‘상승의 히어로’와는 달리, 『푸른 청춘』의 등장인물들은 끝없는 타락을 거친 ‘다크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실사영화 \\\\\\\'우울한 청춘\\\\\\\'의 주제가가 \\\\\\\'드롭\\\\\\\'이었던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늘진 세계에서 패배자로 전락하는 모습은 수록 단편 1화 「행복하다면 손뼉을 치자」에 등장하는, 옥상 베란다에서 거꾸로 서서 손뼉을 누가 얼마나 더 많이 치는지를 겨루는 ‘베란다 게임’에 잘 나타난다. 손을 놓쳐 땅바닥에 처박혀 죽을 때까지 박수를 쳐서 신기록을 낸 ‘2인자’의 죽음은 추락과 갈등해소를 가장 잘 드러낸 장면으로, 이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다크 히어로의 참모습일 것이다.
작가주의 만화가로서 밝음/陽/상승의 이미지와 더불어 어둠/陰/추락의 이미지를 넘나드는 마츠모토 타이요의 세계관은 비교적 초창기 작품(1993)인 본작 『푸른 청춘』을 통해 확립된 것으로 보이며, 이후 발표된 『철콘 근크리트』(1994)『핑퐁』(1996)을 거쳐『넘버 파이브』(2001)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세계를 이루는 근간이 되었다.
제1장 행복하다면 손뼉을 치자
제2장 리볼버
제3장 여름이다 뻥!
제4장 스즈키 형님
제5장 피스
제6장 패밀리 레스토랑은 우리들의 파라다이스!
제7장 끝장이네 이거
  • 청춘은 푸르다.
    행인 | 2009년 07월 18일
     두 번째로 만나는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이다. 역시 그림체는 기존 일본 만화의 예쁜 모습과 많은 차이가 있다. 기존 그림과 다르지만 화면을 분할하고, 집중하면서 연출해내는 솜씨는 변함없다. 제목에서 풍기는 청춘들의 우울함과 정체된 듯한 삶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리고 그 우울한 청춘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젊음의 열정은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한다. 일곱 편의 단편이 실린 소품집이다. 첫 편부터 강렬하게 다가온다. <행복하다면 손뼉을 치자>는 학교 옥상 난간 밖에 매달려 손뼉을 많이 치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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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로 만나는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이다. 역시 그림체는 기존 일본 만화의 예쁜 모습과 많은 차이가 있다. 기존 그림과 다르지만 화면을 분할하고, 집중하면서 연출해내는 솜씨는 변함없다. 제목에서 풍기는 청춘들의 우울함과 정체된 듯한 삶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리고 그 우울한 청춘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젊음의 열정은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한다.

    일곱 편의 단편이 실린 소품집이다. 첫 편부터 강렬하게 다가온다. <행복하다면 손뼉을 치자>는 학교 옥상 난간 밖에 매달려 손뼉을 많이 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담력과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욕심을 부리다 난간을 잡지 못하면 그냥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져 죽는다. 죽음을 담보로 한 게임과 그 게임을 알면서도 묵인하는 학교 측이 희극적으로 대비되면서 청춘의 치기가 갈 곳을 잃고 방황한다.


    <리볼버>는 원작이 다른 사람이다. 원작을 읽지 않았지만 이 작품은 분명히 타이요의 작품이다. 지겹고 졸리고 권태 가득한 고등학생 세 명이 총알 세 발 든 리볼버를 가지면서 벌어지는 사건이다. 총을 가졌으면 멋진 활극을 펼쳐야 하지만 이들에게 그런 열정과 혈기는 없다. 단지 총을 쏘고 싶어 하는 친구에게 총을 쏘고 돈을 받자는 정도만 있다. 하지만 총알은 단 세 발이다. 총알을 구하러 나가 돈만 버린다. 총을 전한 사람을 알게 되지만 그에게 달려갈 용기도 없다. 그들이 선택한 마지막 게임에서 젊음의 혈기와 불안이 교차하면서 삶의 의욕이 여름의 향기로 드러난다.

    <여름이다 뻥!>은 고시엔에서 한 번의 실투로 진 야구팀 이야기다. 야구 장면이 나오지만 대부분은 야구부실에서 벌어지는 마작 장면들로 가득하다. 그 속에서 고시엔 경기를 라디오로 들으면서 마작을 한다. 그들의 희망과 열정이 뜨거운 여름 속에서 멋지게 사라져야 하지만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야구소년들의 여름은 고시엔이 끝나는 순간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 속 그 실투는 현재 가장 멋진 투구로 이어진다.

    <스즈키 형님>은 야쿠자와 고등학생이 만남과 헤어짐을 보여준다. 총기거래상을 만나고 헤어지는 그 과정 속에 한 소년의 삶이 결정되어진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역시 마지막 장면에서 권총을 사용하여 못을 박는 장면이다.

    키오에게 <피스>란 동작은 어떤 의미일까? 커서 뭐가 되고 싶냐?, 고 묻는 어른들 물음은 과연 이 만화 속에서 답해진 걸까? 누가 밀어주면 날 수 있을 것을 줄곧 믿은 그의 믿음이 깨어진 순간 삶은 일탈하고, 영웅은 사라진다. 학교에서 담배를 피는 그와 이를 지적하는 선생에게 보여주는 피스!

    <패밀리 레스토랑은 우리들의 파라다이스!>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갈 곳 없는 고등학생들의 아지트가 된 패밀리 레스토랑을 무대로 반복적으로 펼쳐지는 대화와 풍경은 청춘의 모습과 비슷하다. 반복되는 일상과 곤궁한 용돈은 그 시절 모든 청춘들의 문제가 아닐까?

    <끝장이네 이거>는 한 소년이 지하철에서 불량배를 비웃다가 벌어지는 추격을 다룬다. 이 둘의 추격전을 보고 있으면 터미네이터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불량배는 죽어도 죽지 않는 좀비 같고 터미네이터 같다. 이 끈질긴 추격전에 벌어지는 비일상적 모습과 소년이 좋아하는 소녀의 모습이 비교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말하는 ‘끝장이네 이거’는 중의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작가가 후기에서 썼지만 그 시절의 허세와 풋내 나는 행동은 한 순간이다. 생활 속에 빠지면 그 순간 현실의 높은 벽과 늪에 부딪히고 빠져 허우적거린다. 일상의 반복이 주는 지겨움이 괴롭게 느껴지지만 그 반복이 깨어지는 순간 그리움과 안정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청춘은 가능성이자 이유 없음이다. 어설프고 끓어오르는 감정에 휘둘리고 우울하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청춘은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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