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M. 포스터 지음 | 고정아 옮김
2005-12-15
9,500원 | 358쪽 | 195*130mm
<모리스>는 영국 중산층의 한 평범한 젊은이가 자신의 성적 정체성과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전망 좋은 방'을 연출한 제임스 아리보리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었고, 휴 그랜트가 '클라이브' 역을 맡아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퍼블릭 스쿨을 졸업하고 어머니의 기대대로 케임브리지에 입학한 모리스. 대학 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질 무렵 그는 칼리지 선배의 방에서 만난 낯선 인물에게 묘한 가슴 떨림을 느낀다. 그와의 만남이 계속되면서 모리스는 그에 대한 감정이 우정의 경계를 넘어서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포스터가 작품을 완성한 1914년에는 동성애가 관습적으로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금기시되어 있었고, 결국 이 작품은 1971년 작가가 사망한 다음 해에 출간되었다. 포스터는 집필 당시에도 그 후에도 이 작품을 출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소재의 파격성과는 별개로 포스터가 작가로서의 재능을 가장 화려하게 꽃피웠던 시절에 완성된, 그 자체로 상당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지은이의 말
에드워드 카펜터와 <모리스>의 이중 구조
- 로버트 K. 마틴 l 고정아 옮김
옮긴이의 말
E. M. 포스터 연보
  • 모리스
    학진사랑 | 2008년 06월 10일
    "모리스" 이 책은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 표지에 남자 두명이 보이긴 하지만 전혀 동성애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들진 않는다. 왜 책 제목을 "모리스"라고 지었을까. "모리스"는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요즘 사람들의 시선속에도 '동성애'에 대해 그리 너그럽지 못한데 포스터가 "모리스"를 쓴 것이 1913-1914년이었으니 그 시대에 얼마나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으로 비춰졌을지 짐작이 갈 것이다. "내가 죽거나 영국이 죽기 전에는 출판할 수 없다"고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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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스" 이 책은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 표지에 남자 두명이 보이긴 하지만 전혀 동성애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들진 않는다. 왜 책 제목을 "모리스"라고 지었을까. "모리스"는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요즘 사람들의 시선속에도 '동성애'에 대해 그리 너그럽지 못한데 포스터가 "모리스"를 쓴 것이 1913-1914년이었으니 그 시대에 얼마나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으로 비춰졌을지 짐작이 갈 것이다. "내가 죽거나 영국이 죽기 전에는 출판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한 포스터, 그가 집필한 이 책을 읽어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모리스가 퍼블릭 스쿨로 떠나기 전, 졸업식 날 듀시 선생은 모리스에게 앞으로 겪게 될 삶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며 "10년 뒤 오늘, 우리 부부가 너와 네 아내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마"라고 이야기한다. 그저 평범하게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이 말은 훗날 모리스에겐 이루어질 수 없는, 남들과 같은 인생을 살고 싶은 모리스에겐 정말 꿈 같은 일이다. 이 책에서는 동성애라도 육체적인 교합에 대한 내용이 없어 두 남자의 사랑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클라이브를 만나 감정의 변화를 느끼고 지옥같은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최면술까지 받아보는 모리스를 보면서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알 수 있다. 모리스에게 먼저 다가온 클라이브는 이젠 모리스가 싫다며 모리스의 여동생 '에이다'에게 마음이 있다고 얘기한다. 클라이브에게 좋은 감정을 가졌던 나는 타인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그의 행동에 화가나고 모리스가 애처롭다. 하지만 클라이브와 헤어진 이후 만난지 얼마 되지 않는 남자들에게 호감을 느끼는 모리스를 보며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만난 시간이 길어야만 그 사랑이 진짜다"라고 이야기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서로를 알아가는 충분한 시간을 필요하지 않을까. 클라이브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방황하며 타인에게 쉽게 마음을 여는 모리스의 모습은 위태로워 보였다. 하지만 클라이브의 집에서 하인으로 있는 알렉과 모리스의 사랑은 사회가 허락하지 않는 사랑이지만 알렉이 모리스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떠나지 않음으로써 이 책은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물론 동성애를 허락하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의 시선에 맞서야 한다는 것에 대해 혹자는 "결코 행복한 결말이 아니다"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알렉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는 모리스에겐 행복일 것이다.


     


    모리스와 알렉. 이 두 사람의 뒷 이야기는 더 이상 알 수가 없다. 클라이브에게 모리스가 찾아와 "알렉과 함께 한다"고 이야기 한 후 모리스를 그 뒤로 볼 수 없으니 두 사람이 어떻게 지냈을까 궁금해진다. 아마 클라이브는 모리스의 마음을 버린 자책감을 늘 가지고 있었기에 모리스의 알렉에 대한 마음을 끝까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클라이브의 마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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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행복한 나날들에 바친다
    하루(Haru) | 2009년 02월 27일
    가끔 아주 가끔 책을 읽다보면 그런 책이 누구에게나 한권쯤은 있게 마련이다. 자주가 아닐지라도 가끔씩은 그런 책이 있게 마련이다. 단 한 문장을 확인하게 위해서, 그 문장을 만났을 때 감동을 누군가 전해주는 말이 아닌 직접 느끼기 위해 두터운 책 한권을 읽는 경험 말이다. E.M.포스터의 <모리스>가 내게는 그런 책이다. 사실 <모리스>를 읽은 목적은 이 책 서문 '더 행복한 나날들에 바친다'라는 이 단 한 문장을 확인하기 위한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늘 그렇듯 이 한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 꼬박 한권의 책을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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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아주 가끔 책을 읽다보면 그런 책이 누구에게나 한권쯤은 있게 마련이다. 자주가 아닐지라도 가끔씩은 그런 책이 있게 마련이다. 단 한 문장을 확인하게 위해서, 그 문장을 만났을 때 감동을 누군가 전해주는 말이 아닌 직접 느끼기 위해 두터운 책 한권을 읽는 경험 말이다. E.M.포스터의 <모리스>가 내게는 그런 책이다.


    사실 <모리스>를 읽은 목적은 이 책 서문 '더 행복한 나날들에 바친다'라는 이 단 한 문장을 확인하기 위한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늘 그렇듯 이 한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 꼬박 한권의 책을 읽었고, 사실은 이 한 줄 이상이 책에 들어있다는 것도 알았고, 그 한 줄이 그래서 더 각별하게 다가온다.


    더 행복한 나날들에 바친다
    제목 <모리스>는 주인공 청년의 이름이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부재(不在)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머니와 누이들 품에서 자라난다. 그는 아버지가 없었던 고로 다른 남자어른를 통해 어른을 배우지만 말과 행동이 이중적인 사람들 뿐이다. 이런 어른의 이중성 때문이었는지 그는 학교에 가서도 별반 어른들을 신뢰하지 못한채로 평범한 학생 시절을 보내게 된다. 평범이하의 삶이었는지도 모르는 그의 삶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청년을 만나게 되고,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 시대 보통 청년다운 모리스는 처음 같은 남자가 자신에게 보여주는 감정이 사랑이라는 점에 혐오감을 느낀다. 동성애가 정신병이상의 취급을 받았던 그 시기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모리스는 사랑한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인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는 고전 그리스에서 많이 빌려온 점이 눈의 띈다. 고대 그리스를 통해 동성애를 설명하려한 때문인지 E.M.포스터는 두 청년이 학창시절 기간 사랑을 나누던 시간에서 지극히 육체적 측면을 배제한 플라토닉으로 그리고 있다 하지만 플라토닉을 넘어설 수 없던 것은 둘이 함께 읽었던 그리스 고전 때문인지 아니면 작가 포스터가 차마 넘을 수 없었던 시대적 배경 때문인지는 모호하다.


    모리스를 사랑으로 이끌었던 그는 사랑이 아니었다며 친구로 남을 것을 요구하며 결혼하게 되고 모리스의 방황은 시작된다. 그는 여자를 사랑하지 못하고 남자를 사랑하는 자신의 본성을 치료하고자 노력하지만 이는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그의 본능이고 본성이기 때문이다. 결국 모리스는 자신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한 청년을 만나 함께 떠나게 된다.


    모리스는 자신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자신보다 신분도 떨어지는, 청년과 사랑의 도피를 감행하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고민했을까. 치료를 통해서도 고칠 수 없는 자신의 본성을 혹은 본능을 원망했을까, 아니면 자신을 이런 사랑에 눈 뜨게 한 자신의 사랑을 원망했을까. 그래서 모리스의 사랑의 도피는 안타까우면서도 동시에 마음이 놓인다. 모리스는 치료를 통해 자신의 사랑과 본성을 거부하고 부정하려 했지만 결국 그는 받아들인 것이다. 물론 자신의 사랑을 혹은 본성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사랑을 끝내 받아주지 않았던 친구에게서 벗어나려고 한 것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다. 그래서 모리스의 행동은 안타깝다. 그럼에도 자신의 본능을 인정하고 사랑을 인정하고 '나'를 인정할 수 있게 된 모리스에게는 꽤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의 뒷 부분에 충실하게 실린 작가 E.M.포스터에 대한 일대기에서도 읽을 수 있지만 이 소설은 상당부분 포스터의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동성애자는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 그는 오스카 와일드와 동시대 인물이다 - 자신의 동성애적 취향이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한 <모리스>를  써놓고도 살아생전 출간할 수 없다는걸 알고 있었다. '더 행복한 나날들에 바친다'는 서문은 지금까지 내가 읽은 어떤 서문보다 작가의 마음이 녹아 들어가 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없이 도피를 한 모리스의 행동에서 걱정이 반이지만 그럼에도 그에게는 '더 행복한 나날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그 희망을 주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을 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이 '더 행복한 나날들'은 작가 자신이 자신의 삶에 대한 다짐이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더 행복한 나날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그런 기대와 다짐 말이다.


    모리스 / E.M.포스터 /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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