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 - 오늘날의 미술, 아이디어가 문제다
전영백 지음
2020-02-29
16,000원 | 320쪽 | 143*210mm
미술사학자인 전영백 홍익대 예술학과 교수는 32명의 현대미술가들이 어떻게 발상을 전환해 희대의 명작을 탄생시켰는지를 탐구하는 책이다.
2012년 서울 도심 한복판, 중구 세종대로 삼성생명 빌딩에 누군가의 평범한 침대를 찍은 대형 흑백사진이 걸렸다. 사진은 쿠바 출신의 미국 작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무제'라는 작품으로 에이즈로 죽어가는 연인과의 사적 공간을 신체적 흔적과 함께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사회가 용인하지 않는 관계의 절실함과 두려움을 표현했다.
저자는 뛰어난 현대미술 작품은 이처럼 평범한 생각을 바꾸는 일, 즉 ‘발상의 전환’에서 강조한다.
책을 열며

개인 PERSONAL
지극히 비밀스럽고 개인적인 것의 공유 |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Felix Gonzalez-Torres
삶과 다름없는 행위예술: 작품으로 들어온 옛사랑 |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
평온한 일상이 덮고 있는 내면의 불안 | 로버트 고버Robert Gober
흔들림 없는 뒷모습의 미학 | 김수자Kim Soo Ja
가장 사적인 조각, 핥고 비벼 만드는 자신의 초상 | 재닌 안토니Janine Antoni
아이패드 드로잉,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인간적 표현 |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미학 AESTHETICS
빛의 현현, 그 침잠과 몰입 |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
압도적 공허, 그 선정적 ‘공空’의 체험 |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충격’의 개념미술: 기억과 실제의 괴리 |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완벽한 신체와 괴물 사이 | 이불Lee Bul
실체 없이 기억으로만 남는 작품 | 티노 세갈Tino Sehgal
대자연을 꿈꾸는 설치미술 |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열리고 닫힘의 ‘중간’ 미학 | 양혜규Yang Hae Gue

문화 CULTURE
제국주의를 비꼬는 해학과 유머, 그 화려한 미학 | 잉카 쇼니바레Yinka Shonibare
중국적인 너무나 중국적인 | 아이웨이웨이Ai Weiwei
문화번역: 창조를 위한 참조 | 신미경Shin Mee Kyung
키치의 승리? 미술 전시와 시대의 변화 |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
날아온 집: 상상력을 통한 문화 이주 | 서도호Suh Do Ho
화약 폭발로 그린 도시의 폐허 | 차이궈창Cai Guo-Qiang

도시 CITY
런던 트라팔가 광장의 네 번째 기단 | 레이첼 화이트리드Rachel Whiteread
산업적 천사, 도시의 랜드마크 |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도시의 그래피티: 창작과 범법행위 사이 | 뱅크시Banksy
눈에서 뇌로: 도시의 밤을 밝힌 개념미술 | 제니 홀저Jenny Holzer
도시의 밤을 하얗게, 파리의 백야白夜 |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Michelangelo Pistoletto
회색 도시에 펼쳐진 오렌지빛 스펙터클 | 크리스토와 잔클로드Christo & Jeanne-Claude

사회·공공 SOCIAL·PUBLIC
위기의 체험: 차별과 분리가 초래한 위험 | 도리스 살세도Doris Salcedo
단순한 실루엣으로 보는 불편한 진실 | 카라 워커Kara Walker
걸으면서 그리기, 정치에 개입하는 시적 행위 | 프란시스 알리스Francis Alys
모든 이의 개별적 애도를 위하여 | 크리스티앙 볼탕스키Christian Boltanski
쪼개진 집: 자르고 없애는 파괴의 미학 | 고든 마타클락Gordon Matta-Clark
대중의 취향: 사라진 공공 조각 |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
같이 밥 먹자! 공짜 음식을 미술관에서 | 리크리트 티라바니자Rirkrit Tiravanija
빛나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세계를 조명하는 32명의 작가들,
일상의 익숙함 뒤로 매몰된, 진실한 삶의 사유를 견인하다!

현대미술가들은 무엇을, 어떻게 작품으로 구현하는가?
그들의 발상은 어떻게 다르며,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현대미술은 낯설고 이상하고 불편하다?

2012년 서울 도심 한복판, 중구 세종대로 삼성생명 빌딩에 누군가의 평범한 침대를 찍은 대형 흑백사진이 걸렸다. 두 사람이 함께 누웠던 흔적이 남은 빈 침대의 머리맡에는 베개 두 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아무런 설명도 없는 이 일상적 사진은 쿠바 출신의 미국 작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무제'라는 작품으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걸작이었다. 그의 사진작품은 에이즈로 죽어가는 연인과의 사적 공간을 신체적 흔적과 함께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는데, 그 역시 38세에 에이즈로 요절했으며, 살아생전 사랑과 죽음을 지극히 체험적인 관점에서 다뤄왔다. 사회가 용인하지 못하는 관계, 결국 죽음에 이르고 마는 사랑이기에 그의 흑백사진은 절실함과 두려움, 삶과 죽음 사이를 동요하면서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데미안 허스트의 상어 작품은 어떠한가? '누군가의 살아 있는 마음속, 신체적 죽음의 불가능성'이라는 긴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은 폼알데하이드(방부액)가 가득한 유리관 속에 담긴 실제 상어의 모습을 제시했다. 이 작품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었을 당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는데, 아름다움을 가치로 여기던 미술 영역에 충격도 가치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발상을 보여주었다. 허스트가 제시한 충격은 개념을 촉발하기 위해 시각적이며 형태적인 요소를 활용하는 것으로, 생물을 활용하여 삶과 죽음의 경계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현대미술가들은 신체의 극단적 고통을 정신적 도약으로 승화하거나 보따리를 실은 낡은 트럭 위에 앉아 고독한 뒷모습을 드러내거나 초콜릿 조각상을 핥고 몸을 비벼 비누를 마모시킨다. 또 사막 한가운데 3.2km 분화구에 15개의 방과 터널을 만들고,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 바닥에 167m의 균열을 만들거나 제국주의 식민지가 된 아프리카의 역사를 작품에 담는다. 이들 32명의 현대미술가들은 왜 이처럼 불편하고 낯설거나 이상해 보이며, 때로 폭력적이기까지 한 작업에 천착하는가? 이 책에는 그에 대한 설명이 낱낱이 담겨 있다.

일상적인 삶 깊숙이 숨은 내면을 끄집어올리다

미술 창작은 기존에 있던 생각을 바꾸는 일, 즉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어떻게 작품으로 구현할 것인가는 순전히 작가의 몫이다. 그 콘셉트가 구체화하여 세상에 나타나면 우리 삶의 지평은 그만큼 확장된다. 둔해져 있던 감각이 살아나고 고정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융통성을 지니면서 자유롭고 해방된 ‘나’ 자신을 만나게 된다.
작가가 이 책에서 다룬 32명의 현대미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은 발상의 전환이라는 기준과 그것의 구현에 성공한 경우들이다. 작가는 그 작품들은 개인, 미학, 문화, 도시, 사회·공공이라는 다섯 개의 키워드로 나누었다. 첫째는 개인의 영역으로, 상실의 아픔, 사랑과 그리움, 내면의 고통과 불안, 작가의 신체적 경험과 감각이다. 둘째는 미학의 영역으로서 미술 작업에서 경험하는 관조와 사색, 개입과 참여, 몰입과 침잠, 주체적 체험과 감각이다. 셋째는 문화의 영역으로, 문화번역의 문제, 국가주의와 다른 진정한 문화적 특징에 관한 모색, 자문화와 타문화의 취향과 그 차이, 핵심적 문화정체성의 추구와 그 경계 흐림에 관해서이다. 넷째, 도시의 영역은 서로 다른 도시들의 장소특성성과 그 표현, 실제 공간과 생활의 장으로서의 도시 공간, 이에 대한 주체의 감각이다. 마지막으로 21세기에 가장 부각하는 화두인 사회·공공 영역이다. 공공성과 개인 주체의 연계, 사회에의 개입과 관계의 미학, 공동체 속의 주체 인식을 다룬다. 독자들은 현대미술계의 스타급 작가들이 지닌 문제의식과 그것을 드러내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 과정, 구현한 결과와 의미를 책을 통해 만나게 된다.

미술작가들은 우리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던지는가?

'누군가의 살아 있는 마음속, 신체적 죽음의 불가능성'의 작가 데미안 허스트는 “삶에서의 끔찍한 것은 아름다운 것을 가능하게 하고, 또 더 아름답게 한다.”라고 말한다. 또 '주인 없는 땅' 작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는 “내 작업의 핵심은 우리 각자가 유일무이하고 중요하다는 것과 동시에, 모두가 사라질 운명이라는 사실이다.”라고 말한다. 그들 모두 일상의 습관과 고정관념, 관습을 뒤집어 그들만의 방식으로 작품화해냈다. 그리고 그 작품들은 일반인들에게 색다른 시선으로 일상, 사회, 세계를 바라보게끔 했다.
작가는 현대미술은 작품을 대하는 관람자가 어떻게 느끼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적인 공간이나 환경을 만들어 이를 향유하게 하는 작업이 대세임을 부인할 수 없다. 또 하나 현대미술이 추구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익명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을 유발시킨다는 점이다. 사랑의 대상(오브제)을 만들어 보이는 게 아니라 사랑 자체를 느끼게 하고, 공포물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공포를 체감하게 하는 것이다.
일상의 삶과 분리돼 보이던 사적 공간, 미학적 가치, 공공건물이나 빛바랜 역사의 현장이 현대미술작품을 통해 의미 있게 다가온다면 현대미술의 지평 또한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바람이다. 좋건 싫건 미술은 시대의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는 것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진정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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