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주 지음 | 전소연 사진
2012-01-13
15,000원 | 384쪽 | 210*140mm
작가는 그간 시를 쓰거나 신체극 이미지극 등의 실험극을 기획하고 극을 쓰면서 몸을 관통하는 언어에 주목했고 그 중요성을 꾸준히 느껴왔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신체에 대한 것을 쓰고 무대에 올리면서 이를 작가적 입장에서 정리할 필요를 느꼈고, 충분한 고찰과 모색을 거쳐 만들어낸 결과물이 이 책 『밀어』이다. “몸을 관통하지 못하는 언어는 어디로든 데려갈 수 없다”는 게 작가의 문제의식이며, 그는 이 책을 통해 그것을 정면으로 돌파해냈다.
『밀어』에서 몸은 주제이자 곧 형식이다. 작가는 몸의 유기적 관계성보다는 몸의 부위 자체가 지닌 개별성에 주목한다. 특히 전체와 상응하는 듯하면서도 개별적 목적성을 지닌 신체의 각 단어들, 지칭들에 주목하고 각각의 이름들이 왜 그렇게 불리게 되었는지 그 시원을 상상하면서 기존 언어가 가 닿지 못한 파격적인 은유와 상징으로 몸의 언어와 감각의 무한 확장을 꾀한다. 예컨대 작가에게 목선은 “잠자는 육신을 공중으로 데려갈 때 필요한 선”이다. 핏줄은 고독해서 몸속으로 숨어버린 살이며, “아직 발견되지 못한 채 물속 깊이 떠다니는 슬픈 대륙의 이미지”이다. “관습적 언어 등 기존 세계와 싸우려는 의지”(문학평론가 신형철), “서정적이고 섬세하게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시인, 문학평론가 권혁웅) 등 기존에 김경주의 시를 말하는 문장들은 이 책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序 1 : 뺨 - 동상이몽의 별점들
序 2 : 몽정기 - 신체에 관한 시적 몽상

무릎 : 모음의 연골
눈동자 : 홍채의 사각
눈망울 : 몸속의 천문대
잇몸 : 하오체의 고해성사
손가락 : 다른 문으로 가는 현기증
엄지 : 피아노가 선택한 손
날개뼈 : 숨들의 향수병
목선 : 곱추들로 이루어진 유랑극단의 행렬
핏줄 : 몸속으로 숨어버린 살
달팽이관
쇄골 : 바로크의 빗장뼈
입술
보조개 : 사라지는 우물
목젖 : 금방이라는 단어의 체온
가슴골 : 육체 안에 감추어진 다락의 색
혀 : 인류의 보호색
갈비뼈 : 홀수의 습음들
유두 : 몽문통과 풍속통의 비의
어깨 : 탈구된 누각의 풍경
종아리 : 표본병의 두루미 알
손금 : 신들의 수상술
인중 : 친족의 우듬지
귓불 : 귀를 기다리는 날들의 태내
고막 : 귀띔해줘서 고마워
젖무덤 : 울렁증의 처녀림
아랫배 : 추락의 선해도
배꼽 : 요나, 이주의 상상력
점 : 오해의 동의어들
머리카락 : 인체에 숨어 사는 풍경
솜털 : 환영의 산란기
항문
가슴 : 은둔자의 흉막제
불알 : 은유의 습속
관자놀이 : 아기의 동화
속눈썹 : 첩모난생증
콧망울 : 청매알의 향
손목 : 필기술의 혹한
발등 : 다리 없는 새의 학의행
발목 : 이미지의 방중술
발가락 : 물고기들의 전지탐지
복사뼈 : 발목에 고인 개울
등 : 몸으로부터 추방당한 세계
눈물샘
그림자 : 은수자의 풍유법
책 속의 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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