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 A Long Way Gone: Memoirs of a Boy Soldier (2007)
2007-10-30
9,800원 | 327쪽 | 210*140mm
분류 :문학 > 소설 > 외국소설
열두 살 된 소년은 랩을 듣고 빠져든다.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 전운이 감돌고 있었지만 소년은 그것이 머나먼 곳의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다. 소년은 설레는 마음으로 최신 유행의 복장을 하고 주머니에는 랩 테이프를 넣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그 사이에 반군이 마을을 공격해온다. 가족이 어떻게 됐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소년은 피난을 떠나게 된다.

이스마엘 베아의 <집으로 가는 길>은 전쟁을 경험한 열두 살의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논픽션이다. 전쟁. 지금 전쟁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온다. 그것은 과거의 단어이며 소년이 그랬듯 먼 곳의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이 책은 논픽션다운 힘으로 무장해있어 그런 마음을 단단히 잡아끈다. 전쟁에 빠져들고, 전쟁을 체험해야 했으며, 전쟁의 일부가 된 소년의 이야기는 시쳇말로 ‘눈물 없이 볼 수’ 없다.

소년은 친구들과 함께 반군을 피해 다닌다. 그러나 갈 곳이 없다. 도대체 어디로 간단 말인가? 가족의 안부는 알 길이 없다. 열두 살의 소년이 받아들이기에 그것은 커다란 시련이었다. ‘시련’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사치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힘겨운 것이었다. 그래도 소년은 살기 위해 피해 다닌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것은 단순히 반군만 피하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전쟁은 사람들을 모두 바꿔놓았다. 소년이 그랬듯 사람들도 반군을 두려워했다. 남자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고 여자들을 강간한 뒤에 죽이고 아이들 또한 무참하게 살해하는 그들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울음소리조차 남지 않았다. 절대적인 공포였다. 사람들은 그것이 두려운 나머지 외지인들은 모두 반군으로 생각하고 경계한다. 당연한 일이었다.

소년은 마을이 보여서 찾아간다. 그곳에서 소년을 기다리는 것은 가혹한 매질이다. 죽이려는 사람도 많았다. 그들은 소년을 반군의 일부로 생각했다. 반군의 정찰병과 같은 것으로 여겨 자신들의 가족이 살해당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소년을 죽이려 했다. 소년은 자신이 그런 존재가 아님을 거의 모든 방법으로 설명하지만 쉽게 믿는 사람은 없다. 열두 살의 소년을 믿지 못하게 만든 것이 바로 전쟁이었다.

랩을 좋아했던 소년, 집을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그는 갖은 위험을 겪으면서도 반군을 피해 다닌다. 그러다가 우연히, 아주 우연히 가족의 소식을 듣게 된다. 조금만 지나면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소년보다 반군이 먼저 가족이 있는 곳에 당도하게 된다. 다시 소년은 떠나야 한다. 눈물을 머금고 길을 나서야 한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 소년이 ‘소년병’이 된다. 정부군의 일원이 된다.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반군을 상대로 싸우게 된다.

전쟁이라는 것은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 랩을 좋아했던 소년은 포로를 가장 먼저 죽이는 시험에서 1등을 하게 된다. 반군을 사살하는데 앞장선다. 군인들이 보여주는 ‘람보’와 같은 전쟁 영화를 보고 영웅이 되고자 한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모른다. 소년은 정부군이 무엇인지, 반군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총을 들고 나선다. 보이는 것은 모두 죽이는 소년병이 된다.

이런 소년의 모습을 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이스마엘 베아는 그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실감하게 묘사했다. 비극적이다. 어른들의 전쟁에 휘말린 소년의 모습을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책은 없었다. 소설로는 흉내를 낼 수 없는 것을 논픽션은 그것답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 까닭에 전쟁이라는 것의 본질을 제대로 짚어낸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극적인 본질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이것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명백한 현재진행형이다. 그것을 알기에 <집으로 가는 길>은 가슴을 쓰리게 만드는 것이리라. 래퍼를 꿈꿨다가 총을 든 병사가 됐던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집으로 가는 길>, 그 여운이 짙고 깊어 쉽게 잊혀 지지 않게 만든다.(정군님 서평)
  • 랩퍼를 꿈꾼 소년이 총을 들어야 할 때
    정군 | 2007년 12월 12일
    열두 살 된 소년은 랩을 듣고 빠져든다.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 전운이 감돌고 있었지만 소년은 그것이 머나먼 곳의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다. 소년은 설레는 마음으로 최신 유행의 복장을 하고 주머니에는 랩 테이프를 넣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그 사이에 반군이 마을을 공격해온다. 가족이 어떻게 됐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소년은 피난을 떠나게 된다. 이스마엘 베아의 은 전쟁을 경험한 열두 살의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논픽션이다. 전쟁. 지금 전쟁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온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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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두 살 된 소년은 랩을 듣고 빠져든다.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 전운이 감돌고 있었지만 소년은 그것이 머나먼 곳의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다. 소년은 설레는 마음으로 최신 유행의 복장을 하고 주머니에는 랩 테이프를 넣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그 사이에 반군이 마을을 공격해온다. 가족이 어떻게 됐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소년은 피난을 떠나게 된다.



    이스마엘 베아의 <집으로 가는 길>은 전쟁을 경험한 열두 살의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논픽션이다. 전쟁. 지금 전쟁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온다. 그것은 과거의 단어이며 소년이 그랬듯 먼 곳의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이 책은 논픽션다운 힘으로 무장해있어 그런 마음을 단단히 잡아끈다. 전쟁에 빠져들고, 전쟁을 체험해야 했으며, 전쟁의 일부가 된 소년의 이야기는 시쳇말로 ‘눈물 없이 볼 수’ 없다.



    소년은 친구들과 함께 반군을 피해 다닌다. 그러나 갈 곳이 없다. 도대체 어디로 간단 말인가? 가족의 안부는 알 길이 없다. 열두 살의 소년이 받아들이기에 그것은 커다란 시련이었다. ‘시련’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사치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힘겨운 것이었다. 그래도 소년은 살기 위해 피해 다닌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것은 단순히 반군만 피하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전쟁은 사람들을 모두 바꿔놓았다. 소년이 그랬듯 사람들도 반군을 두려워했다. 남자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고 여자들을 강간한 뒤에 죽이고 아이들 또한 무참하게 살해하는 그들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울음소리조차 남지 않았다. 절대적인 공포였다. 사람들은 그것이 두려운 나머지 외지인들은 모두 반군으로 생각하고 경계한다. 당연한 일이었다.



    소년은 마을이 보여서 찾아간다. 그곳에서 소년을 기다리는 것은 가혹한 매질이다. 죽이려는 사람도 많았다. 그들은 소년을 반군의 일부로 생각했다. 반군의 정찰병과 같은 것으로 여겨 자신들의 가족이 살해당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소년을 죽이려 했다. 소년은 자신이 그런 존재가 아님을 거의 모든 방법으로 설명하지만 쉽게 믿는 사람은 없다. 열두 살의 소년을 믿지 못하게 만든 것이 바로 전쟁이었다.



    랩을 좋아했던 소년, 집을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그는 갖은 위험을 겪으면서도 반군을 피해 다닌다. 그러다가 우연히, 아주 우연히 가족의 소식을 듣게 된다. 조금만 지나면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소년보다 반군이 먼저 가족이 있는 곳에 당도하게 된다. 다시 소년은 떠나야 한다. 눈물을 머금고 길을 나서야 한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 소년이 ‘소년병’이 된다. 정부군의 일원이 된다.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반군을 상대로 싸우게 된다.



    전쟁이라는 것은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 랩을 좋아했던 소년은 포로를 가장 먼저 죽이는 시험에서 1등을 하게 된다. 반군을 사살하는데 앞장선다. 군인들이 보여주는 ‘람보’와 같은 전쟁 영화를 보고 영웅이 되고자 한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모른다. 소년은 정부군이 무엇인지, 반군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총을 들고 나선다. 보이는 것은 모두 죽이는 소년병이 된다.



    이런 소년의 모습을 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이스마엘 베아는 그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실감하게 묘사했다. 비극적이다. 어른들의 전쟁에 휘말린 소년의 모습을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책은 없었다. 소설로는 흉내를 낼 수 없는 것을 논픽션은 그것답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 까닭에 전쟁이라는 것의 본질을 제대로 짚어낸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극적인 본질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이것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명백한 현재진행형이다. 그것을 알기에 <집으로 가는 길>은 가슴을 쓰리게 만드는 것이리라. 래퍼를 꿈꿨다가 총을 든 병사가 됐던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집으로 가는 길>, 그 여운이 짙고 깊어 쉽게 잊혀 지지 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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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한줄
  •   ""모름지기 달처럼 살도록 힘써야 하느니라""
    "모름지기 달처럼 살도록 힘써야 하느니라"

    사람들은 해가 너무 쨍쨍해서 더워 못 견디겠다거나, 비가 너무 많이 온다고, 날이 춥다고 불평을 한다. 하지만 달빛이 비친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달이 뜨면 다들 행복해하고 자기들 나름대로 달에게 고마워한다.

    <집으로 가는 길> 중에서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다. 달빛이 싫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은근하게 조용하게 우리를 밝혀주는 달. 책을 읽고 나니 오늘은 달이 달리 보인다.

    담쟁이 | 2007-12-14 21:42:00

책속의 한줄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