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지음
2009-05-04
13,000원 | 346쪽 | 223*152mm (A5신)
종합평점 : 4 ( 1 명)
조선 시대에 우리 어머니들은 연녀효부, 조강지처로 살아야했다. 일제시대는 정책적으로 현모양처 사상이 널리 퍼졌다. 해방이후 전쟁통에는 '똥구녘 찢어지는 가난'에서 고통과 희생이 요구되었다. 근대에 이르면서 어머니의 역할은 입시전쟁, 부동산 열풍, 정략결혼의 투사가 되기도 하고, 자유부인에서 미시로 애인을 둔 유부녀로 변해왔다.

가족의 생존과 집안의 발전을 위해 '투사'로 살아야 했던 어머니들의 수난사. 어머니라는 가족 내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어머니라는 명칭속에 가려진 여성의 의미와 아줌마 혐어와 어머니 신성화를 넘어서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편 사회적 구조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가족주의의 한계와 문제점을 지적하며 참으로 열심히 살아왔지만, 지금의 체제에서는 어머니도 아버지도 딸도 아들도 모두다 희생자로 전혀 행복해질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머리말: 왜 어머니는 한(恨)의 상징이 되었나?

제1장 조선시대*개화기: 아들을 낳아야만 대접받는 사회
어머니가 거느린 ‘자궁 가족’ | 아들을 위한, 아들을 둘러싼 투쟁 | 한국 최초의 어머니 운동 | 최초의 축첩 반대 시위 | 조혼(早婚) 망국론 | 여성운동으로서의 국채보상운동 |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제2장 일제강점기: 현모양처 이데올로기
열녀효부(烈女孝婦)에서 현모양처(賢母良妻)로 | 세계최초의 '어린이날' 선포 | 어머니의 입시전쟁 참전 |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 "일천만 여성의 불행을 두 어깨에 지고" | "네 어미는 과도기 선각자였느니라" | "아아, 생식기 중심의 조선이여!" | 축첩과 명사들의 처녀 농락 | "낳아라! 불려라! 길러라!" | '불효자는 웁니다''어머님 안심하소서'

제3장 1945년~1959년: 전쟁 미망인의 타락을 막아라
"새 나라의 새 주인은 우리 어린이" | 해방정국의 여성운동 | "어머니, 전쟁은 왜 해야 하나요?" | '씨받이 면회'와 '베이비 붐' | "나는 보리밥이 소화가 잘 돼!" | '자유부인'과 '허벅다리 부인' | "전쟁 미망인의 타락을 막아라!" | 왜 '어머니날'을 제정했는가? | 우골탑(牛骨塔)과 '점증하는 좌절의 혁명'

제4장 1960년대: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어머니는 안 울련다" |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 "3살 터울 셋만 낳고 35세 단산하자" | 어머니는 '겨레의 집'인가? | 어머니의 '치맛바람' | 어머니의 '연탄전쟁'

제5장 1970년대: 어머니는 가족의 수호신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 '정략결혼'의 대중화 | "신사임당수련원의 일주일이 지옥 같았습니다" | 가족법 개정은 '빨갱이 짓' | "6시간마다 연탄 갈기가 지옥같다" | 아파트 분양 특혜가 주어진 불임시술 | '복부인'과 '주부도박단'의 등장

제6장 1980년대: 입시전쟁과 어머니의 인정 투쟁
광주 '어머니의 노래' |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 '집안의 폭군'이 된 어린이
'어머니 과외' '도둑과외' '올빼미과외' '고속도로과외' | "갑자기 성적 좋아진 학생을 조심하라" | 입시전쟁과 어머니의 '인정 투쟁' | 혼수 사치 경쟁과 '마담뚜'의 활약

제7장 1990년대: 자식 하나 보고 살아온 어머니
'어버이날'의 상품화 | "'대학교'라는 신흥종교의 광신자" | "넌 왜 00처럼 못하니! 00의 반만 따라 해 봐라" | 부부간 성(性)생활마저 못한다 | 애인 신드롬 | 아버지 신드롬 | "나, 이 아이 하나 보고 살았어" | 어머니는 찬양하고 아줌마는 때려라

제8장 2000~2005년: 나는 월급 없는 파출부가 아니다
'아버지라는 이름의 약자(弱者)' | 기러기아빠 신드롬 | 어머니의 '원정 출산' 붐 | '우골탑(牛骨塔)'에서 '모골탑(母骨塔)'으로 | '대한민국은 불륜공화국' | "아내의 전화가 두려워질 때도 있다" | '기러기 아빠'와 어머니의 '안식년 욕구' | 호주제(戶主制) 폐지 | "나는 월급 없는 파출부가 아니다!"

제9장 2006~2008년: 현모양처에서 전모양처로
"우리 남편은 애들이나 다름 없다" | "당신은 상위권 엄마의 기쁨을 아느냐" | "아버지 어깨를 펴게 합시다" | "사회생활이 조폭의 삶과 다르지 않다" | 극성 엄마, 속물 엄마, 부패 엄마 | '현모양처(賢母良妻)'에서 '전모양처(錢母良妻)'로

맺는말: '아줌마 혐오와 어머니 신성화'를 넘어서
어린이의 '발명'과 모성애의 탄생 | '보수적 과잉순응'*'보험적 투자협정'*'보상적 인정투쟁' | 비도덕적 가족주의와 부정부패 | 모두가 희생자인 체제 | '가족 파시즘'을 넘어서 | 후안무치의 평준화는 사회정의다 | '엄친아' 현상의 비극

주석* 참고문헌
  • 한국의 강한 어머니, 약한 여성
    agnes | 2009년 07월 04일
      저는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아요. 오히려 결혼을 조금 기피하는 편이랄까? 제 이런 성향은 엄마를 보면서 생긴 것 같습니다. 저희 엄마는 전업주부로 20년을 자식들 교육에 헌신하시고, 가사를 도맡아 하셨어요. 제대로 취미활동도 해보지 못하셨고 가지고 싶은 것도 꾹 참아가며 자식들 학원 보내고 공부시키셨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딸 다 입시라는 전쟁에 성공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린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것이 부모님의 희생 아래 얻어진 것이라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네요.  이 책은 저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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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아요. 오히려 결혼을 조금 기피하는 편이랄까? 제 이런 성향은 엄마를 보면서 생긴 것 같습니다. 저희 엄마는 전업주부로 20년을 자식들 교육에 헌신하시고, 가사를 도맡아 하셨어요. 제대로 취미활동도 해보지 못하셨고 가지고 싶은 것도 꾹 참아가며 자식들 학원 보내고 공부시키셨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딸 다 입시라는 전쟁에 성공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린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것이 부모님의 희생 아래 얻어진 것이라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네요.

      이 책은 저희 엄마같이, 저희 아빠같이, 자식들을 위해 헌신한 부모님의 이야기가 시대별로 정리되어있습니다. (주로 어머니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개화기 시절부터 지금까지는 참 많은 것이 변했죠. 생각하는 것도 많이 바뀌고, 생활 양식, 나라 정책 등등등. 시대는 계속 변해왔지만 그 시대 흐름 속에서 어머니들은 거기에 따라 희생을 하셨죠. 시대 맞춤형 희생이랄까요? 전쟁통에는 가족들 먹여살리기 위해 억세게 일하시고, 연탄 땔 시절에는 가족들 따뜻하게 해준답시고 매일 연탄가스 들이마셔가며 연탄을 갈으시고, 요즘처럼 학구열이 높을 때는 어떻게 해서라도 자식이 공부 잘하도록 뒷바라지 해 주십니다. 책을 읽으면서 요즘 어머니들만 자식에게 희생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근대 역사상 계속 그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자식에게 헌신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아름답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런 어머니의 입장에서 서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별로 없었어요. 그렇게 해 주시는 걸 너무 당연하게 받아 먹고만 있었습니다. 공부한다는 핑계로 집 청소도 제대로 해본 적 없고, 고등학교 졸업할 때 까지 설거지를 해본 날은 손에 꼽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무심했던 제 모습이 부끄럽고 엄마가 안타까웠습니다. 평소에도 물론, 엄마는 엄마의 인생이 있을텐데 이렇게 나랑 내 동생 교육에 이렇게 매여계시니 숨통이 막힐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뿐이었죠. 엄마가 그렇게 해 주지 않았어도 내가 이렇게 컸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 엄마 밑에 자라서 저도 결혼을 하고 애를 낳으면 그 아이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곤 해요. 그것 때문에 결혼도, 애를 가지는 것도 꺼려집니다. 저는 하고 싶은 것이 많거든요. 엄마라고 결혼 전, 애를 낳기 전 안그랬을까요? 당연히 저랑 같은 마음이셨을 겁니다. 엄마처럼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면서도 엄마처럼 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저는 제 직장을 가지고 제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거든요. 물론 성공하고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러다보면 필연적으로 아이에게 소홀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듭ㄴ다.

      책 한권 읽고 이렇게 고민하는 것이 우습게 보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어머니가 된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는 그렇게 녹록한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남자의 생계유지 압박을 여자도 나눠 가지고, 여자의 육아 압박을 남자가 나눠가졌으면 좋겠어요. 저 한사람이 바라는 것 만으로는 사회가 변하지 않겠지요. 그래도 저같은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서 서로의 부담감을 조금씩 나눠 가질 수 있게 된다면 수난받는 어머니, 수난받는 아버지가 줄어들지 않을까 합니다. 이래저래 부모님에 대해, 그리고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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