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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포토] 철학이 이토록 멋있는 학문이라면! - 강신주 저자 강연회에서 조회수 : 23079
글쓴이 : stella09 날짜 : 2011-03-21 14:50:00 추천 : 0 반대 : 0
첨부파일 : 강신주_20110321145024203.jpg



철학이 이토록 멋있는 학문이라면······


지난 목요일(10일), 강신주 씨의 강연회에 다녀왔다. 장소는 김대중 도서관이었다. 여타의 공공장소에서 하는 것 같으면 별 느낌이 없었을지 모르겠는데, 역시 장소가 주는 숙연함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강연을 시작할 때 강신주 씨도 한마디 한다. 김대중 같은 어르신은 영원히 죽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 분도 결국 가시더라고. 자신도 그분 강연하는 걸 들어봤는데, 정말 청산유수로 강연을 멋지게 하시더라고!

강신주, 나름 철학계에서는 소장파로 요즘 각광받는 철학자인가 보다. 나는 거의 아무런 정보 없이 강연회에 참가했지만, 이미 그의 명성은 아는 사람은 아는지 빈자리 거의 없을 정도로 가득 차 그의 인기가 어느 정돈지 짐작케 했다.

그를 처음 보는 순간 난 두 가지가 놀라웠는데, 첫 번째 놀란 건, 그가 사진에서 봤던 것 보다 훨씬 젊다는 것이었고, 또한 흔히 철학자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에서 저만큼 벗어나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는 젊은 만큼 역동적이었다.

솔직히 그에게 보내는 찬사는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철학'이란 주제인 만큼 좀 딱딱하고 무거운 얘기를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 예상은 빗나갔다. 한마디로, 철학이란 주제를 그만큼 쉽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사람도 참 드물 거라는 생각을 시간 내내 들게 만들었다. 그만큼 재미있었고, 유쾌하며, 때론 웃기기까지 하다(그의 웃기지 않을 것 같은 유머 감각은 정말 탁월하다!)

김수영의 '달나라의 장난'이란 시를 아는가?

그는 먼저, 우리나라의 인문학의 위기를 말하면서 각 대학마다 철학과가 사라지는 것에 관해 걱정하거나 위기로 여기지 않았다. 아니 그것을 오히려 없어지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는 쪽이었다. 그는 말하기를, 어떻게 전공 하나만을 가지고 인간을 설명하려 드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의문을 제기한다. 인간은 철학만을 가지고 설명할 수 없으며, 경제학 등 여타의 학문만으로도 인간을 다 설명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런 의미에서 몇 년 전부터 주목받고 있는 '통섭'만이 인간을 설명해 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철학이 어느 학문과 만나 인간을 잘 설명해내며 자기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거라고 했다.

그는 초두에, 김수영의 「달나라의 장난」이란 시를 읽어 주었다(이 시는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면상 생략한다). 나를 비롯해 청중들은 그가 왜 이 시를 읽어 주는지 그것을 알지 못했다. 또한 그 시를 한번 읽어서 그 뜻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그도 그럴 것이 시란 차분한 분위기에서 음미하듯 읽어야 하는데, 그때의 분위기는 그러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시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동시적인 느낌이면서도 거기에 시인의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기도 하다. 저자는 이 시를 나중에 말미에 한 번 더 읽어주기도 했다.

철학(또는 인문학)은 어디까지 읽어야 하는가?

사실 거기 참석한 사람치고, 대학 때 철학 강의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전공은 아닐지라도 교양 과목으로라도 꼭 한번은 듣게 된다. 하지만 무엇을 말하는지 그 개념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으며 더구나 그것을 역사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면 시쳇말로 머리에서 쥐가 날 지경이다. 스피노자가 어떻고, 칸트가 어떻고, 니체가 어떠면 도대체 이게 오늘 날 나의 삶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짜증이 날 법도 하지만 우린 학점이 아까워 쉽게 포기도 못하며 꾸역꾸역 듣고만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단언한다. 역대 어떤 철학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를 꿰고 있는 것만이 철학은 아니며, 오히려 인문학자들은 사람들이 광대나 앵무새처럼 살기를 원치 않는다고. 그렇다면 철학이나 인문학은 왜 읽는가? 그리고 읽는다면 어디까지 읽어야 하는가? 그의 대답은 단호하고 명쾌했다. "우리가 우리의 목소리를 낼 때까지." 더불어 이건 약간의 독설 같기도 한데, 철학은 가급적 어떻게 편식할 것인가? 를 말하는 학문이라고도 했다. 이것은, 인문학자들은 자기 나름의 제스처를 취하면서 살기를 바라는 또 다른 해석이기도 하다. 보통 누군가,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사는 게 습관이 돼서 라고 대답하겠지만, 철학이나 인문학의 성질은 원래, 습관적으로 사는 것을 못 견뎌한다고 한다.

한국에서의 철학은 가능한 것일까?

그런데 과연, 한국에서 철학은 가능한 것일까? 알다시피 입시에서의 논술의 비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논술 교육이 어떻게 행해지고 있는지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실제로 저자는 학생들의 논술을 채점하기도 했다는데, 학생들이 적당히 알만한 철학자의 말을 끌어와 논술 답안을 그럴듯하게 작성하지만, 그렇게 적당히 얼버무리기는 해도 정작 비슷한 답안일 뿐 자기 생각이 담긴 글은 거의 볼 수 없다고 한탄했다.

그것과 관련해서 언제나 그렇듯, 앞부분에선 저자의 강연이 진행되고, 후에 질의응답 시간으로 진행됐는데(그것을 여기선 '인문학 카운슬링'이라고 했다), 그 중 특별히 두 사람의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 둘은 다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한 사람은(여학생이다), 요즘 '창조성' 또는 '창조적'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과연 어디서 이것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그 말에 질려 오히려 시큰둥하고, 권태로움마저 느끼는 것도 같았다. 또 한 학생은(남자), 자신은 책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책을 읽지만, 책을 읽지 않는 컴퓨터 게임을 잘하는 친구가 오히려 더 잘 나가고, 인기도 많더라. 그런데 비해 자기는 사귀던 여자 친구와도 헤어졌다. 그렇다면 과연 책을 읽는 것이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고 나름 심각하게 물었다(솔직히 말은 그렇게 하지만 우스워 청중들이 굉장히 많이 웃었다. 하지만 본인으로선 얼마나 심각한 것이었겠는가?)

그것에 대해 저자는, 앞의 학생에겐 '창조적'이어야 한다는 콤플렉스를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그렇게 묻는 순간, 내가 얼마나 정직한가를 묻고, 얼마나 집중 하였는가를 물어 보라고 했다. 저자는 그렇게 물어봄으로 뭔가 닫힌 시야, 닫힌 마음이 열려질 거라고 했다. 또한 뒤의 학생에겐, 그것이 지금은 비교가 되고 나를 열등하게 만들지 몰라도, 인생의 전체적인 긴 안목으로 봤을 때 오히려 학생이 나중에 더 의미 있는 생을 살 공산이 크다고 격려했다. 요는 인생이란 또는 철학이란 그렇게 딱딱 떨어지는 모범 답안이 아니며, (이미 말했던 것처럼) 자기 목소리를 낼 때까지 살아야 하며, 그것이 가능한 논술을 해야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논술 교육이란 참··· 더 이상의 말을 말자.

당신에겐 철학이 있습니까?

"당신에겐 철학이 있습니까?" 이것은 그날, 저자가 우리에게 나눠준 유인물의 제목이다. 그것을 여기 다 옮길 수는 없고, 몇 부분만 옮겨보면, "······실연을 뼈저리게 겪은 사람만이 한용운, 이성복(둘 다 시인)의 처절한 연애시를 읽을 수 있는 법이다. 마찬가지로 삶이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는 것, 어디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길을 잃어버렸다는 자각이 없다면, 우리는 철학자와 그들의 난해한 철학책을 찾으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산을 걷다가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혹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자신이 없을 때가 있다. 이럴 경우 우리는 가장 높은 봉우리에 애써 올라가야 한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봉우리를 잘못 선택할 수도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실망할 것 없다. 다시 내려가 실망하지 않고 새로운 봉우리를 오르면 된다. 철학자도 마찬가지다. 잃어버린 철학자도 있고, 아니면 잃어버린 길을 찾아주기는커녕 오히려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철학자도 있다. 그래서 자신의 길을 비추어주는 철학자를 만난다는 것, 그것은 일생일대의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다."

(······)

"결국 우리의 최종 목적은 자신만의 철학을 만드는 데 있다. 물론 그렇게 위해서 당분간 우리는 자신의 삶을 낯설게 만들거나, 혹은 당신의 속앓이를 씻어주는 철학자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혼자서라도 삶의 여정에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을 정도로 지혜로워질 때까지 말이다."


저자는 끝에 이런 말을 남겼다. "죽기 전에 나 자신의 삶을 살아야하지 않는가? 철학, 인문학은 (화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화장을 벗기는 것이다. 인문학이나, 철학은 각자가 각자의 스타일대로 되는 것, 살아야 하는, 살아내고 있는, 나의 무게로 지탱하고 있는가?"를 묻는 학문이라고 한다. 그것은 나는 나이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며.

다시 김수영의 「달나라의 장난」이란 시로···

그리고 저자는 강연 마지막에 다시 김수영의 「달나라의 장난」이란 시를 읽어 주었다. 확실히 아무 생각 없이 읽었을 때와 강연을 듣고 이 시를 읽으니 그 느낌이 달랐다. 과연 그 느낌을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파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시 한 번 읽어 보라. 사실 파악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팽이가 돌기위해 자신의 중심축을 잘 잡고 돌아야 하는 것처럼, 세상에 많은 풍조를 쫓아 사람들은 살아가지만 그 속에서 나 자신을 잃지 않고, 나의 목소리를 내며 노력하며 사는 것 그것을 위해, 그 시간 철학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한다.

솔직히 나는 철학이란 학문을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처음 본 것 같다. "우리가 우리의 목소리를 낼 때까지."라니. 이것이 철학이고, 인문학이라면 다시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인문학 파이팅! 내 인생 파이팅! 이다.




알지랑 2011-03-21 14:53:00
스텔라 님, 사진 나올 수 있게 글 다시 올리느라 이전에 올리신 댓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양해바랍니당~
stella09 2011-03-21 15:58:00
아, 괜찮아요. 이렇게 사진 나오니까 좋네요.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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